유머
2003.09.05 22:52

야 이등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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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른 연맹 홈피 ds1cbq오엠님이 올리신글인대.
좋아서 퍼왔습니나.
어느 신문엔가 올려젔는 글이라내요.

제목: 야 이등신아! 글쓴이: 조 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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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동창 중에
6년간 십 여리 산골길을 같이 들고 뛰며 학교 다닌 불알 친구 중
“봉구”라는 내보다 더 띨띨헌넘이 있었습니다.
그는 유난히 머리통이 크고
입은 싸리대로 만든 조쪽 바소가리처럼 히히 허니 반쯤 벌리고
침을 늘 턱에 질질 달고 다니고
삼베로 만든 통바지의 고무끈은 늘 반쯤 내려와
달릴때는 늘 한쪽 허리춤을 잡고 뒤뚱거리면서 따라오던 친구 였습니다.
야 이바보야! 야이 등신아! 소리쳐도
그저 희죽이 웃고 따라오고

유별나게 매몰찬 아이들이 그를 보고
너죽을래? 왜 맨날 웃어 왜옷어?
야 이등신아! 맨날 웃기만 하고 화-악 불알 까뿐다 씨...입다물어 등신아!
소리쳐도
그저 황소처럼 희죽이 웃던 봉구넘.
어디 그뿐인가?
콩사리하는 날은 그를 망보게하고
참외서리하는 날은 그를 제일 앞장서게하고
미꾸라지 잡는날은 그를 물만 푸게허고
뱀구멍 발견하면 제일먼저 손넣어 보라카고
들쥐 새끼 바지춤에 넣어주고
여자아이들 목감하면 옷 훔처오라카고
우렁이 잡는날은 그를 무조건 제일 꽁지에서 잡으라카고
강변에 감자무지 해먹는 날은 그에게 작은 감자나 덜익은것 주고
살어름 언논에 '봉구 먼저 들어 가봐라! 하면
희죽거리면서 얼름논에 들어가다가 뿌지직!-푸-억 어름 깨지고...
풍덩빠지고 발시리고, 옷버리고..우리는 그저 깔깔거리고

그는 진정 우리들에게 불평 한마디 못하는 등신이 였다.

또 있다.
쉬는 시간이면 학교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참새떼 처럼 따라다니면서
“봉구 불알 짝불알! 봉구 불알 짝불알!(실제로 그는 짝불알이고 크다.)
놀리면..늘어진 바지춤 우부려 잡고 실실 웃으면서 도망가고

방학때 마다 받아든 통지표에는
늘 59명중 59등
눈딱고 보아도 수도 없고 우도 없고 미도 없고
순전히 가 가 가..... 어쩌다 양(체육)이 있었던 친구
그래서 한동안 그는 봉구라 부르지 아니하고 "양가"라고 불러지기도 했다.
학교에서 우유가루 타던 날은 헌깡통에 우유타서
울매나 좋았으면 십리 산길을 단한번도 쉬지 않코
헐레벌떡 맨발로 뛰어와 저거 엄마에게 갔다주던 친구.
오! 우리들의 바보
우리들의 等神! 봉구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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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중학교를 들어가고
읍내 고등학교를 다닐때
달랑 그만 마실에 남아
꼴지게를 지고 마을 초입에 있는 못뚝에서 소를 풀먹이면서 바보처럼 싱긋이
웃고 있던 넘.
졸업후 몽땅 객지로 올라온 우리들이
장가가고 아이놓코 자가용 끌고
추석이니 구정이니...시끌벅쩍 고향에 내려가면 그는 늘 변함없이 마을 입구에서 서성거리다가 우리들보면
그저 동창이라고
그저 불알 친구라고
희죽이 웃어주던 그친구.
소위 더배웠다는 우리는 그런 마을어귀에서 희허니 웃는 그를보고
아이고 이등신 같은 넘아!
아직도 장가도 못가고 맨날 천날 저못뚝에서 소먹이나 하고 있나! 우쭐 거렸지.

명희,칠구,택상,만수,기복이,
오복이,시영이,중구,복희,
기수,태수,
멋진 양복에,오마샤리프,미찌꼬 런던 향수에
소나타에,볼보에,
혼마,PING I 2 골프채에
억억 아파트에,
과장,부장,이사에 직함에 거들먹거리며
40년을 그를 바보 등신 취급하면서
단한번도 동창회 모임에 초청도 아니했던 우리들.

그러나 그는 변함없이
단한번도 화를 내지 않코
객지에 살다가 지친 몸으로 고향방문을 하면
고향 초입 못뚝에서 우리를 보고 반갑다고,
동창이라고
그저 등신처럼 희죽이 웃고 있었습니다.

기수가 웃대어른들 문중 땅문제로
감옥을 갔다 고향에 돌아올때도 그는 변함없이
희죽이 웃었고
만수가 증권사 근무하면서 고객돈 횡령죄로 고향으로 도망왔을때도 그는
희죽 웃어 주었고
마누라가 도망을 치고 중구가 어린 딸을 않고 고개숙여 고향 돌아 왔을때도
희죽이 웃어 주었고
태수란넘이 군에서 사고를 치고 고향으로 돌아온날 곧바로 헌병이 들어 닥쳤을때도
그는 못뚝을 가로질러 거름아 날살려라하고 도망치는 태수를 보고
희죽이 웃었다 했습니다.

어느덧 우리가 40대를 지나고
명퇴,뛰는 물가,
허공 가르는 무료한 실직.
빌려준 돈.
종이된 수표조각,
아들딸 공납금,
밀린 의료보험,
밀린 주차벌금,
국민연금 채납통지,
크게보이는 경노 좌석,
멀어지는 눈,벗겨지는 이마같은 걱정거리를 줄줄이 달고
이넘저넘 40년간 봉구보고 우쭐되던 넘들이
청량리 어느 골목 술집에서 모여 동창회를 했다.
그저 세상을 한탄하고
정치인도 욕허고
소주를 들이키면서 씨-펄 이넘의 세상 화-악 엎어버리자! 씩씩될때도
어느넘이 먼저 봉구란넘 이야기를 꺼내면
하하호호 허허후후 파안대소하면서 술잔을 비웠지!
그래도 우리는 봉구보다 더출세했다고 큰소리를 쳤지.
그의 등신같은 웃음만으로도 객지늬 우리들은 엄청 큰 위안을 받았지.
-------------------------------------------------------------------
그런대 우리들의 등신,
우리들의 바보,
봉구넘에게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지난번 고향갔을때
봉구는 못 뚝에서 보이질 않았고
집에가서야 그가 우리들,우리 곁을 떠난것을 알았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낙동강 천렵나갔다가 그가 물속으로 사라 졌고
나흘후에 20여리 남쪽에서 그를 건졌단다.
후손이 없고,동창도 마실에 없어 그저 동네 늙은신 어른들 몇몇이
꽃상여도 없이 마실 뒷산에 묻었단다.
등신이라고 부음도 안뛰우고
먼옷도 못입히고
그저 몇몇 늙은신 할매들의 불쌍타 불쌍타! 꺼이꺼이 통哭만으로
붉은 황토나는 마을 뒷산 긑자락에 구덩이파고 바로 뭍었단다.

----------------------------------------------------

우리가 서울이네,
대구네,부산이네,외국이네
두눈 벌게갖고 돈독으로 쏘다닐때
유독 그만 고향 어귀에 있는 못뚝에서만 40평생
마치 타리 골뱅이(다슬기)가 한평도 아니 되는 물 바위에서 일생을 살듯이
초등학교 나온후 늘 고향 초입에 있는 못뚝 근처에 있다가
우리가 고향오면 동창이라고 희죽한 황소 웃음으로 우리들을 반기던 그....
순수한 우리들의 바보같은 등신친구!
그가 우리곁을 떠난후
이윽코 그의 변함없는 희죽 웃음이
힘든 객지생활에 얼마나 우리들에게 큰 위안을 주었고
얼마나 소중한 동창의 情이 였는지 그제사 알게 되었습니다.

불알 내놓코 다닐때부터 40년간
우리들은 그에게 한잔의 술도 주지 않았지만
그는 영원히 잊을수 없는 순수한 황소 웃음를 남기고 떠났습니다.
정영 우리는 이제 두 번다시 그의 순수한 웃음을 볼수가 없습니다만
그가 우리 가슴에 동창의 이름으로 새겨준 희죽 웃음은
결코 그누구도 만들수 없는 순우순박함이 있었다는것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그가 세상을 떠난후 첫 동창회에서
나는 술이 취해서 고함을 쳤습니다.
누군가 봉구에게 우리가 너무 무심했다 했습니다.
여기저기 흩어진 동창들의 전화번호에는 이름조차 올리지 않아 주었던점을
뒤늣게 후회하고 모두들 침통했습니다.

“야 이넘들아! 너들이 봉구의 순수한 휘-죽 웃음을 아느냐?

나는 몇 번이고 고래 고래 고함을 쳤습니다.
"네이노옴들 순 돌상넘들!"
돌이켜보면
그가 늘상 우리를보고 웃었던 바보스런 웃음은
결코 우리보다 바보도 아니고
결코 우리보다 어리석은 자도 아니라는것을
그를 더볼수없는 이제서야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의 흐죽희죽 웃음은 神의 웃음이지 인간의 웃음이 아니라는것을 어리석게도
그가 우리 곁을 떠난뒤에 알게 되었습니다.

봉구야
이등신아!
너는 진정코 神의 等급으로 간주해도 모자람없는 等神이고
세상의 오만 번뇌를 혼자 다삭이는 木神이거늘
누가 어리석은 바보로 취급하였던가?

우리들은 神이 아니고 그저 삶에 깊이빠져서 허우적거렸던
인간 허껍떼기들에 불과 했던것을!
어이쿠 친구야 바보 등신 친구넘아!
허이고 이넘아........................

고향 마을 입구에서 늘........어슬렁 거리던 그의 황소 웃음이
오늘밤 넘치는 술잔위에 일렁입니다.
나는 그가 그립습니다.


그름아 구름아 하는넘이 허망해서 적어본글/주인공外 일부 가명으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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